차량 동역학
슬립 각·슬립 비, 하중 이동, 언더·오버스티어 밸런스부터 2026 에너지 회수가 만든 리어 불안정까지 F1 차의 움직임을 공학적으로 풀어요.
타이어가 힘을 만드는 방식
F1 차가 코너를 도는 힘은 결국 네 개의 타이어 접지면(contact patch)에서 나와요. 그런데 타이어는 "미끄러지지 않으면서" 힘을 내는 게 아니라, 조금 미끄러지면서 힘을 내요.
슬립 각 (slip angle)
타이어가 향하는 방향과 실제로 진행하는 방향 사이의 각도예요. 슬립 각이 0에서 커질수록 횡력(lateral force)이 거의 직선적으로 늘다가, 어느 지점에서 정점을 찍고 다시 줄어요. 레이싱 슬릭은 이 정점이 비교적 작은 각도에서 나타나고, 정점 이후 급격히 떨어지는 경향이 있어요.
슬립 비 (slip ratio)
가속·제동 시 바퀴 회전 속도와 차량 속도의 차이를 비율로 나타낸 값이에요. 제동에서는 바퀴가 차보다 약간 느리게, 가속에서는 약간 빠르게 돌 때 최대 종방향 힘이 나와요. 0%면 힘이 없고, 너무 크면 락업이나 휠스핀이 돼요.
마찰원 (friction circle)
타이어가 낼 수 있는 힘은 종방향과 횡방향을 합쳐 일정한 한계 안에 있어요. 강하게 제동하면서 동시에 크게 꺾으면 두 힘을 다 쓸 수 없어요. 드라이버가 브레이크를 서서히 풀면서 조향을 늘리는 trail braking은 이 원의 가장자리를 따라가는 기술이에요. 타이어 자체의 거동은 타이어 물리에서 더 깊게 다뤄요.
하중 이동 (load transfer)
타이어 그립은 수직 하중에 비례해 늘지만, 비례보다는 덜 늘어요(load sensitivity). 그래서 하중이 한쪽으로 쏠리면 전체 그립은 줄어요.
간단한 계산 예
횡방향 하중 이동은 대략 다음과 같이 근사해요.
ΔW = m × a_y × h / t
- m: 차량 질량 (약 800kg, 연료·드라이버 포함 가정)
- a_y: 횡가속도 (4g ≈ 39 m/s²)
- h: 무게중심 높이 (약 0.25m 가정)
- t: 트랙 폭 (약 1.6m 가정)
계산하면 800 × 39 × 0.25 / 1.6 ≈ 4,875N, 약 500kg 상당의 하중이 바깥쪽으로 이동해요. 실제로는 다운포스가 수직 하중을 크게 늘리기 때문에 비율은 달라지지만, 무게중심을 1cm만 낮춰도 이동량이 눈에 띄게 줄어든다는 감각을 잡는 데는 충분해요.
이 하중 이동을 앞뒤 축에 어떻게 나눌지는 안티롤 바와 스프링 강성으로 정해요. 앞쪽 롤 강성을 높이면 앞 타이어 쪽 하중 이동 비율이 커져 앞 그립이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결과적으로 언더스티어 경향이 커져요.
밸런스: 언더스티어와 오버스티어
| 용어 | 의미 | 드라이버 체감 |
|---|---|---|
언더스티어 understeer | 앞 타이어가 먼저 한계 도달 | 꺾어도 차가 바깥으로 밀림 |
오버스티어 oversteer | 뒤 타이어가 먼저 한계 도달 | 뒤가 돌아 나감 |
뉴트럴 neutral | 앞뒤가 거의 동시에 한계 | 가장 빠르지만 다루기 어려움 |
밸런스는 코너의 세 구간에서 따로 봐야 해요.
- 진입(
entry): 제동 중 하중이 앞으로 쏠려 리어가 가벼워져요. 오버스티어 위험 구간이에요. - 정점(
mid-corner,apex): 다운포스와 기계적 그립의 순수 밸런스가 드러나요. - 탈출(
exit): 가속으로 하중이 뒤로 가고, 구동력이 리어 타이어의 마찰원을 잡아먹어요. 트랙션 오버스티어 구간이에요.
공력 밸런스 이동 (aero balance migration)
공력 중심(centre of pressure)은 고정돼 있지 않아요. 차고(ride height), 피치, 속도, 요 각도에 따라 앞뒤로 움직여요. 그라운드 이펙트 차는 저속에서 차고가 높고, 고속에서 다운포스에 눌려 차고가 낮아지면서 밸런스가 이동해요. 그래서 "저속 코너에서는 언더, 고속 코너에서는 오버" 같은 상반된 성향이 동시에 나타날 수 있어요. 엔지니어는 이 이동 폭을 최소화하는 게 목표예요.
2026: 에너지 회수가 바꾼 리어 거동
2026 차량에서 가장 새로운 동역학 문제는 리어 액슬에서 일어나는 대규모 회생 제동이에요.
- MGU-K 회수 출력이 2025년 120kW에서 2026년 350kW로 크게 늘었어요.
- MGU-K는 뒷바퀴 구동계에 연결돼 있으니, 회수량이 늘면 뒷바퀴에 걸리는 제동 토크가 커져요.
- 전자식 브레이크(
brake-by-wire)가 회생 토크와 마찰 브레이크(디스크)를 합쳐 드라이버가 원하는 제동력을 맞춰줘요.
문제는 이 배분이 순간적으로 흔들릴 때예요. 배터리 상태나 회수 한도에 따라 회생 토크가 달라지면 리어 제동력이 미세하게 변하고, 제동 중 가벼워진 리어가 불안정해져요. The Race 보도에 따르면 프리시즌 바레인 테스트에서 배치 불일치로 인한 리어 불안정과 1번 코너 프런트 락업이 자주 관찰됐어요.
차가운 리어 디스크
회생 제동 비중이 커지면 리어 카본 디스크가 충분히 달궈지지 않아요. 카본 브레이크는 일정 온도 이상에서 마찰계수가 안정되는데, 차가우면 마찰이 들쭉날쭉해져요. 브렘보는 평균적으로 브레이크를 거치는 에너지가 약 20% 줄었다고 설명했어요. 리어 디스크를 작게 설계한 팀이 특히 이 문제에 노출됐어요.
드라이빙 스타일의 변화
- 회수를 늘리기 위해 더 낮은 기어로 내려 엔진 브레이크·회생 토크를 키워요.
- 진입 라인과 연석 사용이 바뀌었어요.
- 가속 페달을 밟은 상태에서도 MGU-K가 회수하는
super clipping구간에서는 리어 구동력이 줄어 고속 코너 밸런스가 미묘하게 변해요.
2026 온보드 영상에서 제동 직후 리어가 살짝 흔들리는 장면이 보이면, 드라이버 실수보다 회생·마찰 제동의 혼합(blending)을 먼저 의심해 보세요.
액티브 에어로와 밸런스
2026 차량은 앞뒤 날개가 함께 움직이는 액티브 에어로를 써요. 직선 모드에서 날개가 열리면 다운포스와 항력이 동시에 줄고, 코너 모드로 돌아오면 다시 늘어나요. 이때 앞뒤가 정확히 같은 타이밍에 움직이지 않으면 순간적으로 공력 밸런스가 앞이나 뒤로 쏠려요.
시즌 초 메르세데스의 앞날개가 두 단계로 닫힌다는 사실이 화제가 됐던 것도 이 맥락이에요. 첫 단계는 규정상 시간 한도 안에 움직이고, 마지막 단계가 조금 늦게 닫히면서 제동 직전 갑작스러운 앞쪽 하중 증가를 완화한다는 분석이었죠. FIA는 표준 검토 절차로 다뤘고 사용은 허용됐어요.
셋업 레버 정리
| 증상 | 기계적 대응 | 공력 대응 |
|---|---|---|
| 진입 오버스티어 | 브레이크 밸런스 앞으로, 엔진 브레이크 맵 조정 | 리어 다운포스 증가 |
| 정점 언더스티어 | 앞 안티롤 바 완화 | 앞날개 각도 증가 |
| 탈출 오버스티어 | 리어 스프링 완화, 디퍼렌셜 조정 | 리어 날개 증가 |
| 고속 불안정 | 차고·레이크 조정 | 공력 밸런스 이동 억제 |
실제 셋업 결정 과정은 차량 셋업에서 이어서 볼 수 있어요.